[프로젝트 아카이브]본테라 X 씨드키퍼 '씨앗 페어링 워크숍'

2023-08-31
조회수 498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기업, 기관, 브랜드와의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우리의 큰 재산 중 하나는 프로젝트의 핵심을 담은 단 하나의 문장이다. 파트너와 우리가 함께 바라보는 방향 끝에 있는 어떤 ‘지점’을 찾아 그것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을 찾는 것이 시작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런 의미로 지향점이 가깝게 닿아있는 팀과의 협업은 출발부터 가볍다. 본테라의 ‘Cultivate the future, 지구를 우리가 발견했을 때보다 더 나은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이라는 슬로 건에서 우리는 본테라가 ‘지속가능성’의 중심을 성장과 순환을 지켜내는 적극적인 행동에 둔다고 생각했다. 이 메세지는 씨드키퍼가 이야기하는 ‘씨앗’ 그리고 ‘돌보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에 담긴 본질과도 무척 닮아있다.





상징적인 연결점을 갖고 우리는 본테라를 위한 제품 개발과 더불어 두 차례의 워크숍까지 이어나갈 수 있었다. ‘성장과 순환’에 초점을 맞춰 와인 한 병에 미처 모두 담아내지 못한 브랜드의 메세지를, 씨앗을 심고 어린 식물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알리고자 했다. 가벼운 시작을 도울 수 있도록 와인과 어울리는 씨앗 2종을 선별해 와인병에 걸어 진열할 수 있는 넥택 씨앗키트를 제작했고, 그것을 직접 경험해 보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씨앗부터 식물을 키워보면 식물의 한살이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성장과 순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씨앗이 발아하고, 잎이 나고, 꽃 피워 열매 맺고, 다시 다음 세대를 위한 씨앗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각자에게 있어 '성장과 순환'은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했다.




마음속에 메세지를 심는 방법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한다. 협업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제품의 형태를 찾고, 그 제품을 더 직관적으로 대면하는 순간들을 만들고자 한다. 기후중립와인으로 다양한 탄소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본테라는 스스로를 '지구를 살리는 맛(Taste like saving the planet)’이라고 표현한다. 여기서 우린 ‘살리는(saving)’을 ‘재건하는(regenerating)’으로 해석함으로써 본테라와 씨앗, 그리고 사람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연결하고자 했다.




무엇을 어떻게 경험하는지가 특히나 중요한 오프라인 공간에서 우리는 최대한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자 한다. 개인마다 오감의 차이는 있겠으나, 되도록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연결해 우리가 제공한 경험이 그들에게 또 다른 시작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본테라와의 워크숍은 그런 의미에서 술이라는 매개와 함께할 수 있었기에 더더욱 몸과 마음을 활짝 열고 ‘나와 자연’을 느껴볼 기회가 되었다.


 

씨앗 페어링, 자연 속에서 찾는 우리의 모습
'씨드키퍼'를 통해 우리는 씨앗이 자라는 것을 들여다보면서 우리 인생을 엿보는 고마운 순간을 마주한다. 특히 마음이 어지러운 문제로 막막할 때에, 식물이 태어나고 다시 다음 세대를 위해 씨앗을 맺는 한살이를 지켜보며 단순하지만 진리와도 같은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모든 것,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먼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환경 적응과 진화는 식물마다 제 성질에 맞춰 제각각이니, 단 한 명도 똑같은 사람이 없는 우리 인간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씨앗 페어링'은 식물의 생육 방식, 즉 자연에 호응하여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해 나가는 형태와 기능적 측면을 인간의 특징과 삶의 모습에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씨드키퍼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씨앗 고유의 특성을 캐릭터화하여 만들어진 페르소나는 씨앗 페어링 워크숍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통해 좀 더 구체화되고, 다층적인 실제 인물이 된다. 이번 본테라와의 씨앗 페어링 워크숍에서는 ‘브랜드-씨앗-사람’을 연결함으로써 본테라를 경험하는 한명 한명에게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설계했다.




씨앗 페어링은 관계를 재건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관계는 '나와 타인' 혹은 '나와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 나를 닮은 씨앗을 찾거나, 상대를 닮은 씨앗을 추천하기 위해 다함께 충분한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와 상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 나아가서는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높이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





씨앗 페어링에서는 ‘자연 속에서 찾는 우리 모습’이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서 ‘대화 카드’와 ‘페어링 카드’로 끌어간다. 대화 카드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이렇게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페어링 카드를 참고해 나(상대)를 닮은 씨앗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직접 페어링한 씨앗을 준비된 씨앗박스에서 고르고, 그날의 생각과 감상을 담은 짤막한 글을 쓰고, 씨앗파우치에 포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얼핏 보면 단순한 구조 같지만, 프로그램 준비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본테라의 세 가지 와인의 특색을 정리하여 컨셉을 잡은 뒤, 식물 성향을 바탕으로 각 와인의 컨셉에 어울리는 씨앗들을 큐레이션 한다. 워크숍 참여자들이 결국에는 와인에 페어링된 식물의 성향을 따라 수렴할 수 있도록 맞춤형 '대화 카드'를 작성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서로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순서대로 돌아가며 대화 카드를 한 장씩 뽑고 카드에 적힌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간단한 방식이지만,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자기이해, 또 상대방의 몰랐던 면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이때는 참여하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다른 사람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여럿이 모여 나누는 대화를 통해 관계를 재설정하기 때문이다. 늘 느끼는 바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계기이다. 이야기가 한번 시작되면, 우린 그 안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씨앗 페어링>은 <가장자리> 라운드테이블부터 이어진 지난 경험의 배움이 모두 담겨 있기에 우리가 거는 기대가 매우 큰 프로젝트다. 씨앗 페어링 프로젝트로 묶인 제품과 워크숍, 그 이상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잘 완결된다면 사람들에게 또 다른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 꿈꿔본다.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좀 더 다양해지길 바란다.






본테라 X 씨드키퍼 '씨앗 페어링 워크숍'
2023. 8. 17




글 | 씨드키퍼          사진 | 본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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