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은 부드럽고 우아하고 배려 깊은 삶의 방식이다. 느림은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나이와 계절을 아주 천천히 아주 경건하게 주의 깊게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느림이라는 태도는 빠른 박자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느림이란 시간을 급하게 다루지 않고, 시간의 재촉에 떠밀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며, 또한 삶의 길을 가는 동안 나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삶이란 내게 주어진 행운, 그것도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단 한 번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삶을 행운의 기회로 여기는 까닭은 매 순간 살아 있는 존재로서 아침마다 햇살을, 저녁마다 어둠을 맞이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며, 세상의 만물이 탄생할 때의 그 빛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피에르 쌍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